발기부전 치료제 비아그라, 광부 한 명의 고백이 만들었다

英, 비아그라 소재로 한 드라마 방영
비아그라 발명 ‘비하인드 스토리’ 소개

광부 한 명이 손을 들지 않았다면 이 약(비아그라)은 우리 주변에 없었을 것이다. 모든 것을 놓칠 수 있었다.데이비드 브라운(David Brown) 힐엑스(Healx) 창업자, 비아그라 발명자

영국 매체 가디언은 발기부전 치료제인 비아그라가 영국 광부의 솔직한 대답으로 세상에 등장했다는 사연을 3일 소개했다. 실데나필(Sildenafil)을 주성분으로 협심증 치료제를 개발하고 있던 데이비드 브라운(David Brown) 영국 신약개발기업 힐엑스(Healx) 의장의 이야기다.

브라운 의장은 1993년 초 다국적 제약기업 화이자에서 협심증 치료제 개발을 주도하고 있었다. 8년 동안 이어진 치료제 개발이었지만, 별다른 임상 결과를 얻지 못한 채 프로젝트를 포기해야 할 위기에 처했었다.

운명을 바꾼 건 지푸라기 잡는 심정으로 찾아간 영국 웨일스 남부 스완지의 머티르 티드필(Merthyr Tydfil)이라는 작은 마을이다. 이곳은 광업을 주요 산업으로 삼던 마을로, 탄광 폐쇄 이후 빈곤과 실업에 시달렸다. 마을 남성들은 300파운드를 받기 위해 기꺼이 실데나필 임상에 참여했고, 밤새 혈액 채취와 모니터링을 허용했다.

며칠 뒤 브라운 의장과 함께 임상을 진행한 동료가 얼굴이 붉어진 채로 찾아왔다. 실데나필 임상 중 특이한 부작용이 있다고 보고한 것이다. 브라운 의장은 당시 상황을 회상하면서 한 광부의 용기를 언급했다.

브라운 의장은 “임상은 아침에 젊은 여성 연구원이 임상 실험자들에게 설문지를 나눠주는 형식이었고, 마지막에는 항상 발견된 다른 효과가 있는지 묻는 공개 질문이 있었다”며 “이때 한 광부가 손을 들고 ‘밤새도록 발기를 한 것 같았다’고 말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다른 참여자들도 비슷한 경험을 했다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실제로 브라운 의장 연구팀이 조사한 결과, 실데나필은 심장 주변 혈관을 이완시켜 혈류를 개선하도록 고안됐는데 음경 내 동맥에도 같은 효과를 보였다. 이전부터 임상을 진행해왔지만, 발기와 관련된 부작용을 인지하지 못한 건 일종의 금기 때문이었다.

브라운 의장은 “이전 시험의 서류를 검토해보니 다른 지원자들도 발기를 보고했지만, 정보가 다시 전달되지 않았다”며 “남성의 발기부전에 대한 당혹감은 여전히 엄청난 금기가 있는 만큼, 아마 부적절하거나 관련 없는 것으로 간주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광부 한 명과 임상 동료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면 비아그라는 존재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비아그라는 화이자를 세계 1위 제약사로 키워준 주인공이기도 하다. 화이자는 브라운 의장의 임상을 바탕으로 1998년 비아그라를 출시했다. 폐기 직전이던 비아그라는 출시 2주 만에 연 매출 10억 달러 이상의 블록버스터 의약품으로 다시 태어났다.

영국 BBC는 이달 말 브라운 의장이 겪은 비아그라 탄생의 뒷이야기를 토대로 만든 드라마 ‘맨 업(Men Up)’을 방영한다. 브라운 의장은 “조금 걱정이 된다”면서도 “발명의 역사를 아는 것은 과학철학 형성에 중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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